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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박성수 칼럼]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 신중히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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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08-30 07:22 조회1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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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시장에서 단기채인 2년물과 장기채인 10년물의 금리(내부수익률)가 역전된 것이 경제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통상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채권을 보유의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할인하기 위한 금리가 높다. 그러나 미래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울수록 장기 금리가 낮아지고, 침체가 예상될 경우에는 금리가 역전될 수도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20세기 이래 최장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 성장세가 둔화를 보일 뿐만 아니라 침체의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9년 이후 지속되어온 세계 경기의 장기 호황이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금리역전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고, 미국의 침체를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강세임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자 다우존스지수는 800포인트 넘게 폭락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채권의 수익률 곡선에 관해서는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 ‘시장 분할 이론’, ‘기대 가설’이 적용된다. 세 가지 이론을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자면, 수익률 곡선이 양(+)의 기울기를 나타내는 것이 정상적인 경제 국면 즉, 회복과 호황 국면에서 나타나는 형태이다. 이와는 반대로 수익률 곡선이 음(-)의 기울기를 나타낼 경우, 기업의 투자에 직결되는 장기투자의 비용이 증가하여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러한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률 곡선이 과연 유효한 경기선행지표냐는 문제의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실증 분석에 따르면 수익률 곡선은 실물경기에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기간을 선행하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또한 장단기 금리 차의 절대적인 수준보다는, 금리 차의 변화가 어떻게 증감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1960년 이후 지금까지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역전은 15차례 발생하였다. 이러한 금리역전은 통상 경기침체기에 나타났다. 그렇기에 금리차는 우리가 잘 아는 워렌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와 같은 금융가들이 경기를 진단함에 있어 주요하게 이용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수익률 곡선의 금리차가 얼마나 유용한 지표인가는 자못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경기를 진단하고, 현재의 금리를 조정할 것인가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수익률 곡선이 유효하다고 인식하는 입장에서는, 중앙은행의 보유자산 매각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금리가 역전되어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 하에서, 성급하게 자산을 매각하는 출구전략을 펼칠 경우 경기 침체를 야기하는 자충수를 두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양적완화가 이루어졌는데, 그 동안 금융과 실물 경제의 연계성이 다소 약화되었음을 지적한다. 벤 버냉키 그리고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이 대표적으로 그러한 주장을 펼쳐왔다. 이들은 양적완화로 풀린 돈들이 자산 수요의 증가로 이어졌고, 그에 따라 채권의 값이 상승하며 장기금리가 하락하였음을 밝힌다.

사실 대규모 자산수요로 인한 금리역전현상은 금융위기 이전에도 있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과 관련된 ‘그린스펀 수수께기’이다.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통화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자산시장을 포함하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유기성이 높기 때문에 연준의 역할은 금융경제에 대한 관심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자산시장을 비롯한 실물경제를 금리 결정 과정에서 고려하는 버냉키 의장과는 정 반대의 입장이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한 주의를 바탕으로 2004년 초까지 정책금리를 연 1%까지 내렸다가 이후 인상국면에 들어갔다. 그런데 오히려 자산시장에서의 장기 금리, 곧 시장 금리는 더 떨어지며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연관되지 못했다. 사후적으로 중국의 미국채권 대량 매입으로 채권가격이 상승하며 금리가 떨어졌음을 알게 되었다. 좌우지간 그린스펀의 금융에 집중한 통화정책은 물가와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으며, 대규모 자금 융통에 따른 과도한 레버리지를 해결하지 못했다.

어쩌면 지금 미국의 금리 역전은 그린스펀의 수수께기와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실재 성장률이 공식 발표된 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며 위안화 굴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본토는 아닐지라도, 주요 교역국에서 유동성이 지속하여 증가하고 있다. 그렇게 증가한 유동성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가 자산시장의 수요 증가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그러하다면 금리가 역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지해오던 출구전략의 노선을 신중하게 지속하는 것이 합당할 수 있다. 우리로서는 미국이 출구전략의 기조를 어떻게 설정하는지를 초미의 관심사로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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