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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재난지원금의 조삼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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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린비 작성일20-04-26 16:21 조회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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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크게 3개의 덩어리로 나눌 수 있다. 법인세, 소득세 그리고 부가세이다. 이중 소득세의 경우, 소득 분위의 상위 30%가 사실상 전체 소득세를 납부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를 언급하는 것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최근 재난지원금은 하위70%가 아닌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선회되었다. 당초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의 의견과 정세균 총리를 비롯한 여당의 의견이 충돌하였는데, 결국 기재부가 백기를 들게 되었다.

정부는 상위30%에게 지급할 재난금 재원을 위해 ‘적자 국채’의 발행과 고소득층의 기부를 언급했다. 국가의 경제정책이 일부 국민들의 시혜적 행위에 의존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소득층이 소득세의 상당액을 납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지갑을 열기를 바라는 것은, 전 국민을 무임승차시키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결국에는 소수의 기업가, 자본가들에게 무언의 압력이 행사되며 이들이 울며겨자먹기로 헌납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될 소지가 크다.

기부와 별도로 발행하겠다는 적자국채는 더욱 우려스러운 조치이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위해 4조원 규모의 국채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저성장으로 인하여 추가적인 세수가 확보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을 걷자면 결국 빚을 질 수 밖에 없다. 비단 이번 지원금만이 아니라, 현 정부가 계속 이어온 확대재정을 위해서 국가채무가 계속 확대되어왔다. 과거 GDP의 35% 수준을 유지해오던 국가채무비중이 작년에는 38%까지 앙등하였고, 금년 1차 추경까지 부채로 이해하면 40%를 넘게 된다. 여기에 지금 언급한 재난지원금 지급용 국채를 고려하면, 국가채무비중은 42%에 육박하게 된다. 현 정부 들어 채무비중이 예년 대비 7% 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국가채무를 갚을 능력이 고성장을 통해 확보된다면 모르겠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IMF에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역수를(-1.2%)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간단한 산수차원에서, 분모가 줄어들면 전체 식의 값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역성장 기조에서 국가채무비중은 45% 수준으로 앙등할 전망이다.

물론 반론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여권 정치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이나 OECD평균과 비교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채무비중은 매우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곳간형편이 옆집에 비해 넉넉하다고 해서 빚잔치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안일하게 재무상태를 관리하다 파산한 것이 남유럽과 남아메리카의 경우이다. 가령 2010년 들어 결국 파산하고야 만 그리스도 1980년의 국가채무비중이 20%대였으나, 그것을 믿고 선심성 인기영합정책이 창궐하다 국가가 파산하는 치욕을 겪고야 말았다.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 자체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절대적인 부채규모는 OECD국가 중에서 높지 않지만, 부채라는 눈덩이가 불어나는 속도는 가장 빠른 상황이다. 아직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으로 간주되는 우리나라는, 대외적인 신뢰도가 낮아지고 채무상환능력이 의심될 경우 불안정한 외자의 유출을 감내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또한 시한폭탄이라고 몇 년 전부터 언급되던 가계부채까지 고려한 전체적인 부채규모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가계부채까지 더한 국가채무는 GDP대비 230%를 훌ᄍᅠᆨ 넘는데, 이는 앞서 비교대상으로 언급해온 선진국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금 논쟁이 되고 있는 상위30%에게까지의 지원금 지급 문제는 유익하지 않은 조삼모사의 논쟁이다. 어차피 그들이 대부분의 세금을 납부하고, 추후 국채상환을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할 핵심 경제주체들이다. 결국 그들의 지급 여부는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을 지급 받느냐 혹은 빚을 내지도 않고 돈도 받지 않으냐의 문제이다. 어차피 그들이 갚아야 할 지원금이라면, 혹은 지원금과는 무관한 그들의 자녀세대가 갚아야 할 지원금이라면 받지도 않고 갚지도 않는 것이 마땅하다. 자녀에게 빚을 지우는 것을 마땅해 할 부모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본인이 생각지도 않던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고 즐거워하기보다는, 자녀의 돈과 일자리가 이 푼돈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부모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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